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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 Hyunsuk Solo Exhibition

    이현숙 개인전
    3-B Gallery, CICA Museum
    May 31 – June 4, 2023
    2023.05.31 – 06.04

    Phantom Limb

    한국에 1950-60년대 이래로 한국의 대도시에는 아파트 단지들이 끊임없이 들어섰다. 2011년 작가의 마을 역시 보금자리주택지로 확정된 이후, 마을은 아파트단지 개발과정을 거치며 사라졌다. 도시개발과정에서 가해지는 물리적 힘은 장소의 ‘과거’까지 지움으로써 장소가 지니는 정체성도 함께 지워 버린다. 이러한 물리적인 변화의 한쪽에는 역사적인 인식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개인적인 상실감이 있다. 작가는 이 물리적 변화를 자신의 개인적인 역사의 일부로 인식할 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반복해서 만나는 경험으로 인식한다. 이현숙은 고향의 익숙한 장소의 변화에 충격과 상실감을 느낀 이후로 “장소의 기억”이라는 주제에 대한 예술적 인상을 보관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작업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억’이며, 기억과 그 구조에 대한 고찰은 ‘장소의 기억’에 관한 예술적 아카이브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글을 포함한 사진과 영상은 인간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한 기억매체 역할을 해왔다. 또한 우리 몸은 고통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은 기억을 저장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 기억의 한 형태이며 예술에서 기억 매체로 이해된다. 작가는 2013년부터 영화, 비디오 설치, 아카이브, 사진과 텍스트 등의 다양한 미디어작업을 통해 기억을 보존하고 있으며, 이 중 CICA 미술관에서 프로젝트 ‘환상지 (Phantom Limb)’ 의 두 개의 연작 ‘응시 : 기억으로의 여행, Contemplation : Eine Reise der Erinnerungen(2019)’과 ‘흩어진 조각들 – 조각 1, dispersed pieces – piece 1 (2021)’ 을 소개한다. ‘응시 : 기억으로의 여행, Contemplation : Eine Reise der Erinnerungen’ 은 작가가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작가의 고향마을이 변화하는 것을 텍스트와 사진 영상으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비디오 작업이다. 비디오는 4개의 타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번 다른 관점에서 마을과 장소에 대한 기억을 응시한다. 작가는 매번 다른 관점으로 주제를 반복함으로써 주제를 심화하고 있다.

    공간은 어떻게 인식되고 기억되는가. 기억은 어떻게 공간을 소환하는가? 비디오 퍼포먼스 ‘흩어진 조각들 – 조각 1, dispersed pieces – piece 1’ 는 이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흩어진 조각들 – 조각 1은 우리 신체 일부분인 눈을 통한 비디오 퍼포먼스로서, 여기에서 눈은 하나의 드로잉 도구로 사용된다. 작가는 우크라이나와 이란을 떠나 독일로 온 각각 네 명의 여성 난민들에게 두 가지의 드로잉을 주문하고, 그녀들에게 두 가지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주문 1 : 현재 당신이 있는 이 공간을 당신의 눈으로 드로잉하세요. 주문 2 : 고향에 있을 때 당신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장소를 기억하나요? 당신의 기억속에 가장 아름다운 장소를 눈으로 그리세요.

    작가는 이 ‘눈 드로잉’ 과정을 촬영하고 메모리카드에 기록한다.

    환상지 Phantom Limb 프로젝트
    환상통은 이미 절단되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신체 부위에 대한 감각이 여전히 생생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는 통증이다. 절단 수술을 받은 많은 환자들은 잃어버린 신체 부위나 그 모양과 자세 뿐만이 아니라 통증마저도 끊임없이 기억한다. “환상지 (Phantom Limb)“이라는 제목은 잃어버린 장소에 대한 하나의 메타포이다. 상실에 대해 끊임없이 기억하고 생각하면 신체적, 정서적 통증이 유발될 뿐만 아니라 장소는 없고 대신 혼란과 정체성의 부재가 남는다. 신체 일부가 절단되는 것 같은 이 상실감의 고통은 어떻게 사라질 수 있는가? 작가는 이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의식적으로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잃어버린 장소의 환상적 고통, 장소와 장소의 상실을 보상하고자 한다.

    작가 이현숙은 한국과 독일에서 디자인, 미디어 아트와 필름을 전공하고 현재 독일 함부르크와 킬을 오가며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는 ‘순환과 반복’되는 삶 속에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고찰해왔으며, 비디오 작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작업을 아우른다. 이현숙은 2015년부터 개인적인 ‘장소에 대한 기억’ 이라는 주제에서 더 나아가 신체가 장소를 인지하는 방식 및 이들의 관계성과 상호작용에 대해 고찰하며, 사진, 영상, 텍스트 등의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영상, 설치, 퍼포먼스, 사운드 등 다양한 미디어의 반복을 통해 주제를 심화시켜왔다.

    이현숙은 2021-2022년 장소의 기억에 관한 프로젝트 ‘Phantom Limb’을 주제로 독일 슐레스비히 홀슈타인과 킬 무테지우스 국립예술대의 지원금에 선정되었으며, 이와 관련하여 작가의 고향인 성남시과 독일 킬을 연계하는 교류전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2022년 독일 예술기금재단 Stiftung Kunstfonds의 특별 지원 프로그램 NEUSTART KULTUR 국립예술학교 졸업생을 위한 Kickstarter 지원금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