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연 개인전
M Gallery, CICA Museum
September 21 – 25, 2022
2022.09.21-25
나의 작업은 들여다봄으로 시작된다. 들여다봄의 대상은 주변의 인물이나 사물, 혹은 나만이 경험의 유일한 증인인 꿈이 될 수도 있다. 깨어 있을 때 일어난 일들이나 잠든 상태에서 꾼 꿈 모두 시간의 연속성 안에서 나라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경험한 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작품은 이렇게 너무나 개인적이어서 증인조차 없을 법한 경험의 기억들을 들여다봄으로 시작된다.
대중목욕탕, 연인과 함께한 좁은 욕조 안, 배우자의 꿈 이야기, 나의 꿈 이야기, 혹은 술자리 등에서 미묘한 감정을 일으켰던 장면 중 시간이 지나도 설명될 수 없는 느낌들을 회화적 방식으로 기록한다. 이것들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훔쳐본 인물들이 무언의 소통을 하는 찰나 발생하는 미묘한 감정적 기류에 대한 의문이기도 하고, 내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복잡 미묘한 감정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내 기억은 대부분 공감각적 현상으로 각인되어 있기에 비 언어적이고 감정에 대한 논리적 추론 또한 옳고 그름이 없다. 작업은 확실성보단 불확실성, 정확한 명제가 없는 비논리성, 연속성이 정지된 서사의 한 지점에 대한 단순 기록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 또한, 신랄한 고백에 대한 열망과 동시에 고백을 망설이는 모순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단절된 서사 속 발가벗을 채 얼굴을 가린 작품 속 인물들은 특정 상황에서 관찰자인 내가 느낀 찰나의 감정을 재현하기 위한 도구이자 자화상이다. 즉흥적이고 순간의 변화에 기반을 둔 작업 방식을 통해 내 기억 속 감정에 가장 근접한 기록을 하고자 하며 재단되거나 뒤틀린 몸의 형상을 통해 감각적 잔상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모색한다.
허승연
한국 덕원예고 재학시절 미국 동부에 위치한 월넛힐예술학교 (Walnuthill Arts High)로의 유학을 시작으로 2007년 시카고 예술대학교(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ago)에서 순수예술 학사(BFA), 그리고 뉴욕시립대학교 헌터컬리지 (Hunter College)에서 2014년 순수예술 석사(MFA)과정을 마쳤습니다. 이후 뉴욕, 서울, 파리 등에서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등에 참여하였고 현재 대한민국 경기도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