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희 개인전
3-B Gallery, CICA Museum
May 10-14, 2023
2023.05.10-14
GREEN DEEP PERMANENT
나는 주로 도시 숲을 찾아다니며 그 안에서 보여지는 것들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내가 주로 마주한 것들은 자연이라고 불리운다. 자연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 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이다. 우리가 도시 속에서 마주하는 자연이라고 이야기하는 풍경 중 어느 하나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않은 것은 없다. 스스로 존재하는 듯 보이나 인위적으로 어딘가에서 길러지고 이동되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장소에 옮겨 심어진 자연이다. 내가 마주하는 비-일상의 모든 자연은 자본주의 사회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나는 자연이라고 불리는 일부를 그리고 있지만 그렇지 않기도 하다. 도심 한복판에서 찾은 자연은 자연이라고 부르기에는 모자란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 모자란 자연을 가지고 확대하고 축소하며 정원을 가꾸듯 가상의 정원 공간을 만들어 낸다. 자연에서 보이는 일종의 패턴을 수집한다. 그 패턴은 일정한 듯 하지만 무질서하다. 모든 것이 연결된 듯 보이나 끊어져 있다. 이쪽과 저쪽 공간 사이에 발견되는 틈을 찾아 나선다. 연결되고 끊어지는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지는 것들을 찾는다. 나뭇잎 사이 사이 공간들을 찾아 그것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지만 도시 속에서 생태 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끊어지게 된다. 연결되고 끊어지는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찾는다. 그리고 이 반복 되는 것들 안에서 또 미세하게 달라지는 것들을 찾는다. 계속해서 소외된 비-일상의 공간을 찾는 행위를 하며 또 그것을 캔버스에 그리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한다. 그러면서 이 사회 구조 속 에서 쓸모란 무엇인지. 쓸모가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행동을 하며 살아가는지 생각해 본다. 작가로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과연 쓸모 있는 행동인지. 그리고 그 쓸모를 위해 희생당하고 소외되고 버려지는 것들의 쓰임새를 다시 생각한다. 과연 어느 것이 쓸모 있고 쓸모없는 것인지. 작품으로 선택 당하는 것이 쓸모 있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들. 불안의 현실 속에서 쓸모있는 것과 없는 것들 사이에서 무언가를 찾는 행위를 계속해 나간다.
내면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도시 안에 존재하는 숲을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