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솔 개인전
CICA Museum, 3-B Gallery
September 27 – October 1, 2023
2023.09.27 – 10.01
One’s rhythm 스스로의 리듬
음악을 듣는 것은 보통 감각기관을 통해 강하게 자극해 즐거움이나 쾌락을 느끼게 해주고 있지만 머리에 유선 이어폰을 연결해야 하는 일은 불편하다. 나에게 어떤 음악이 어떻게 식별되는지에 따라 채운 소리를 들어보면 ‘음악이 운다.’, ‘진동이 운다.’ 를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듣고 싶은 음악을 듣고 따라 부르는 것은 아주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나에게 이 상황이 여전히 낯설다. 특히나 가사있는 음악을 듣는 것은 소외감으로 다가온다. 나는 가사에 관심을 가질 수 없고 이를 텍스트로 접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보면 스스로 왜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불필요한 소외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대상에게 가사가 안 들리듯이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
위와 같은 나 자신에 대한 지각, 즉 청인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우리가 듣는 소리의 물리적 특성과 그 소리가 만들어 내는 지각 특성 사이의 관계를 되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대상의 입장에서 살펴볼 때 청각기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종종 소음 속에서 알 수 없는 소리를 듣는 경우, 그 자극이 민감하면 얼굴이나 눈 주위를 씰룩거리게 된다. 그 어떠한 소리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대상이 어떤 소리를 지각하기 위해 어떠한 특정 종류를 알아야 한다.
내 작업은 우리의 귀가 파악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의 톤에 대해 진동을 가지고 오디오 시스템 프로그램을 통해 저음으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파를 보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마지막 지점까지 변위(위치의 변화량)를 만들어낸다는 묘사를 잘 드러내고 나머지 부분에는 소음이나 작은 움직임만이 생겨난다. 그 결과를 통해 내가 듣는 소리와 소리가 교차하는 지점이나 형태를 읽어내어 이를 가시화한다.
누군가 나에게 소리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는 읽은 소리를 모두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진솔은 드로잉,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본인이 감각하는 특유의 소리에 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소리가 없는 세계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에 따라 본인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소리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계속 실험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오고 있다. 그러면서 기술과 디지털 매체, 과학 데이터 등 융합과 실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작업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