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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 Yea Jin Solo Exhibition

    3-A Gallery, CICA Museum
    September 3 – 7, 2025
    2025.9.3 – 7

    일그러져 울렁이는

    홍수 이후 죽은 줄만 알았던 남자1은 배송되지 못한 흙과 함께 안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산사태가 일어난 그 산에서 다시 만난 남자1과 그의 이웃들은 그간에 삶, 살아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럭키세븐이야기> (2024)는 실제 1977년 안양대 홍수를 다루고 있다. 본 작품은 실제 홍수가 발생한 장소인 안양의 계곡과 산에서 촬영되었다. 카메라에 의해 포착된 이러한 장소의 진실성은 끝내 배우의 입으로 다하지 못한 말들을 대신한다. 불타는 산으로부터 도망쳐 온 ‘너’는 그 곳으로부터 벗어났음에도 여전히 자신 안에 남아있는 말 할 수 없는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뜨거움과 차가움, 낯선 사람들과의 단절, 그리고 노인이라는 또 다른 자아와의 마주함을 통해, 재난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과 내면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끊임없이 흘러 넘쳐라> (2019), <일그러져 울렁이는> (2024), 두 드로잉은 영상작품과 대조적으로 한없이 통제하고 예측하며 계획하려 한다. 그 모습은 때로 기이하다. 통제 속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자연의 모습을 드러낸다.

    나의 작업은 내가 사랑하는 장소, 기억, 관계들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나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 안에는 억압과 트라우마, 지우고 싶은 기억들 또한 공존한다. 나의 고향 안양에는 더 이상 가족도, 집도 없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그곳을 사랑하고 그곳에 새로운 이미지와 이야기를 덧입히고 싶다. 사라진 장소를 다시 불러내는 일은 흩어진 존재의 조각들을 다시 쌓아 올리는 일이다. 나는 예술을 통해 말해지지 못했던 트라우마, 침묵 속에 묻힌 가족사, 지워졌던 도시의 감정사를 다시 꺼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