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개인전
CICA Museum, Flexspace-Section B
February 17 – 25, 2024
2024.02.17 – 25
The Follower Follows the Flow
누군가가 우리를 통제하고 선동하기 위해 신호와 메시지를 보낸다면, 상호간의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소통이 존재한다면 어떤 현상이 펼쳐질까.
취급 주의:
외부에는 표시가 있습니다. 색상이 다채롭고 모양은 단순합니다. 허용, 반대, 금지 등을 나타냅니다. 명확한 의미를 담습니다. 이것은 규칙입니다. 우리는 표시를 따릅니다. 누군가는 표시를 적습니다.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물질과 비물질, 생명과 생명이 아닌 것들이 공존한다.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개개의 세계를 구축한다. 세계는 이 개개의 시간과 공간이 부딪히고 중첩되며 관계들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곳이다. 이들을 구성하는 유닛(unit)들은 서로 공존하면서 생명과 비생명의 경계를 넘나든다. 인간이 만들어낸 비생명적 존재들이 생명들과 경쟁하는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내며 그들 스스로 그들이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생명의 개념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개념 밖의 것들을 포용한다. 이 과정에서 생명이 아닌 것 또한 생명의 범주에 자리한다.
인간 역시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유닛이자 블록으로 이들은 쌓여서 하나의 집합체인 사회로 완성된다. 집합의 필요에 의해 정제되고 규격화된다. 자연스러움과 생생함이 결여되는 부품화, 그 집합 속에서 위치를 찾는다. 블록들이 모여 제 자리에서 작동하고 기능하며 하나의 사회집단을 그 자체로 살아있게 한다. 객체의 불완전성과 집합체의 완전성,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비로소 완전해진다. 얽히고 설킨 블록들의 틈 속에서 어떤 자리에 위치할 것인가는 결국 나를 어떻게 증명해낼 것인가와 같은, 스스로에 대한 끝없는 물음과 고민의 연속이다. 개인은 각자의 세계를 구축하고 이 세계는 다른 누군가의 세계와 충돌한다. 하나는 다른 하나에, 또 그 다음 하나에 종속된다. 연속되는 세계는 위계에 질서를 따르기도 한다. 나는 나의 세계에서 나로 존재하지만, 다른 세계에서는 블록으로 존재할 수 있다.
작가는 비디오 프로젝션과 입체 구조물을 혼합한 설치작업을 진행한다. 작가는 실물 오브제를 제작해 시각적 이미지를 생산하며 이들을 종합하여 설치하고 설치물 위에 움직임을 부여하는 영상을 영사해 ‘영상조각’이라는 매체로 결과물을 제시한다. 작가는 공간과 집단, 사회를 키워드로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현재 사회와 인간관계가 어떤 목적을 갖고 얽혀있으며 어떤 의도로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작가는 경희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했으며 시카고 예술대학의 Art and Technology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영상인터렉션 학과에서 박사수료를 했으며 동시대 미디어아트와 본인의 작업을 연관지어 논문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