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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 사람들: 컨셉 아티스트 김세미 [KOR]

    컨셉 아트 (Concept Art)란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그래픽 노블 등의 분야에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작업으로,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 아트 분야에서의 아이디어 스케치 (Idea Sketch)와도 비슷한 개념이지요. C.A.N.에서 컨셉 아티스트 김세미씨를 모시고 컨셉 아트 분야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김리진 아트디렉터 (L):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컨셉 아티스트 김세미 (S): 저는 한국에서 시각정보 디자인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 Cal arts에서 Film&Video: Animation을 공부했습니다.

    다수의 게임회사에서 게임 컨셉 아트, 일러스트레이션, 시네마틱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컨셉 아트는 제가 하는 작업 중의 일부이고, 무대 영상 디자인, 광고회사들과 디자인 작업, 그래픽 노블 작업등을 하기도 합니다.

    L: 컨셉 아티스트라고 하면 일반사람들 중에는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이 있을 텐데요, 간단히 컨셉 아티스트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S: 컨셉 아트는 프로젝트의 스토리와 전체적인 컨셉을 잡고 나서, 본 작업을 들어가기 전에 디자이너들이 하는 일인데요,

    구체적인 예로 요즘은 3D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이 산업의 주를 이루는데, 여기서의 컨셉아트는 3D 작업이 들어가기 전의 밑바탕이라고 볼 수 있죠.

    드로잉 실력뿐 아니라 상상력과 요소들을 결합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 컨셉 아티스트의 기본자질이라고 봐요.

     

    L: 컨셉 아티스트는 보통 어떤 분야에서 필요한가요?

    S: 저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쪽에서 컨셉 아트를 하지만, 사실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죠.

    무대를 올리기 위해서도 미술팀이 의상이나 소품이 만들어지기 전에 컨셉 디자인을 하고요, 영화 작업 전에는 감독과 미술감독, 미술팀이 모여 영화의 모든 작업과 배경에 대한 컨셉 아트 작업을 합니다. 일종의 설계도와도 같아요.

     

    L: 미국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한국과 미국 회사와 일하신 경험이 있으셨다고 들었는데 한국 애니메이션 및 게임 인더스트리와 비교했을 때 장단점이 무엇이었나요?

    S: 일단 미국의 장점은 페이가 굉장해요. 한국 인더스트리는 야근의 연속이고,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페이를 받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프로젝트를 매우 빨리 만들어내야 하는 반면에, 미국은 신기할 정도로 느릿느릿 진행된다는 차이점도 있어요.

    대신 미국의 단점은 모든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정확히 그 회사에 맞춰야 해요. 입사 포트폴리오도 회사에서 과거에 나온 게임과 똑같은 스타일로 작업하면 채용될 확률이 크죠.

     

    L: 미국에서와 한국에서 작업할 때 작업에 변화가 있었다면 어떤 점이 있었나요?

    S: 아주 예전, 제가 미국을 가기 전의 게임 계에서는 일본풍의 컨셉 아트를 따르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미국 게임 열풍이 불고 나서, 선이 굵직굵직한 블리자드식 북미 스타일의 컨셉아트를 많이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인터넷이 발달되어서 전 세계적으로 컨셉 아트도 대세의 분위기를 따르는 것 같아요.

     

    L: 한국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가르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한국의 애니메이션 사업 및 교육에 관해서 전반적으로 느끼신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S: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전공자들은 영화나 작품보다 광고나 방송국 쪽에서 주로 직업을 찾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활발하지 못한 산업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게임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학생들이 대다수 인 것 같아요. 제가 어릴 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붐을 일으켰던 분야가 이렇게 변모했으니, 한 편으론 씁쓸하기도 합니다.

     

    L: 세미씨의 컨셉 아트를 소개해주세요.

    S: 예. 회사와 연관된 것 말고, 제 개인적으로 작업했던 컨셉 아트를 보여드릴게요.

    제가 동양신화를 읽고, 우리나라에선 붉은 악마로 알려진 치우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치우가 중국의 중앙세력에 반기를 든 변방 세력이잖습니까. 그래서 기록된 모습이 매우 악마처럼 묘사되어 있더라고요. 구리로 된 얼굴에 온 몸에 칼이 솟아있고, 피 칠갑을 하고 죽을 때까지 싸우는 악귀로요. 설마 정말 사람이 그랬을 리는 없겠고, 그 모습을 갑옷으로 표현한 컨셉 아트죠.

     

    L: 선이 장식적이면서도 양감이 있고 힘이 있는데요, 어떤 미디엄을 사용했나요?

    S: 타블렛을 이용한 디지털 작업이에요. 연필 같은 느낌을 준 브러시를 사용했죠.

    이런 질문을 들으니 약간 민망하네요. 순수미술과는 달리 게임과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는 작품에 관해서 크리틱을 한다거나 구체적인 설명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왜냐하면 상업적으로 대중에게 쉽게 이해되어지는 형태로 이미 작업이 되어있기 때문이죠.

    L: ㅎㅎ 그렇군요.

    S:제가 작업하고 있는 그래픽 노블입니다. 장르는 SF이고, 제가 좋아하는 요소만으로 이루어진 스토리에요.

    L: 스토리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S: 아직 출판이 안됐으므로 구체적인 스토리는 비밀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소설인 모비딕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만들었고, 제가 어렸을 때부터 해오던 미술과 애니메이션과 색체에 대한 오마주라고 볼 수 있죠.

    L: 이 그림도 타블렛을 이용한 디지털 작업이군요.

    S: 그렇죠. 요즘 게임이나 애니메이션계에서는 전통적인 종이나 연필과 같은 미디엄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S: 이건 회사에서 작업했지만, 엎어진 프로젝트의 컨셉 아트인데, SF기반의 사막에 사는 새를 토템으로 숭배하는 민족의 초기 디자인입니다.

    L: 프로젝트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 부탁드려요.

    S: 온라인 게임 제작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였는데 10개월 만에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는데 엎어졌죠. 그런데 게임 계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해요. 제가 참여하던 프로젝트 중에 하나는 100억을 넘게 투자하고 6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안 나오고 있습니다.

     

    L: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최종 꿈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S: 저는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아서, 제가 만든 스토리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작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영상을 전공했으므로, 앞으로는 영상 작업에도 많이 손을 대보고 싶어요.

     

    L: 감사합니다.

    S: 네^^ 감사합니다.

     

    약력

    semi_profile

    김세미는 Calarts에서 Film/ video: Animation을 전공하였으며, 한국에서는 이화여자 대학교 시각 디자인과를 졸업하였다. 그 이 전에는 많은 국내외 게임회사들과 작업을 했으며, 한국에 돌아와서 상암 CJ의 게임파트에서 디자이너로 일하였다. 세종 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등에서 열리는 공연의 무대영상 작업에 참여했으며, 여러 광고, 디자인 회사와 작업 중이다. 현재는 대학교에서 영화 애니메이션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