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10, 2014
캔 미디어 (C): “노트패드” 프로젝트에 관해 소개해주세요.
맷 (M): 노트패드는 일상적인 노란 공책의 형태로 위장한 일종의 시위이자 기념의 제스처입니다. 노트북의 한 줄 한 줄을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마이크로 프린트된 글들이 나타나는데, 최초 3년 동안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의 이름, 사망일, 사망 장소들이 적혀있습니다. 이 100페이지짜리 노트패드는 일종의 트로이 목마처럼 은밀하게 미국 상원의원과 하원의원들에게 유포되었죠. 이를 통하여 관습에 거스르는 자료들을 권력의 중심에 투입하고 또한 공식적인 기록으로 저장함으로써 기념하게 되는 것이지요. SWAMP는 현재 WikiLeaks에서 공개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습격에 관한 기밀문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에디션을 제작 중에 있습니다.
C: 노트패드의 작업과정에 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특히 노트패드를 어떻게 미국 상원 하원의원들에게 유포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M: 2003년 11월 Fox 뉴스의 국방부 장관 Donald Rumsfeld 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그에게 물었죠. “우리는 미국의 사상자수에 대해서 들었어요. 하지만 그들의 사상자수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죠. 왜이죠?” 그는 대답했어요. “우리는 저들의 전사자 수를 세지 않습니다.” 나는 미국 침략의 결과로 세상을 떠난 모든 사람들에 대해 알리고 싶었어요. 또한 동시에 미국정부의 기록 보관소에 이 데이터를 끼워 넣음으로 인해 말 그대로 미국 전사자의 서브-텍스트 (보이지않는 의미)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한편 노트패드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노트의 프린트된 줄이라는 요소의 잠재성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트패드의 물리적 존재는 이 작품이 어떻게 존재하게 될 것인가에 관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사상자들에 대한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들과 물리적 공간을 공유하는, (사실상 그들의 코 바로 밑에 있는), 노트패드는 하나의 문화적 형태가 보다 악의적인 문화적 형태를 어떠한 방식으로 숨기는 지 우리에게 상기시키죠. SWAMP의 노트패드는 눈에 보이는 공간속에 숨어있습니다. 내용은 단지 이라크 사상자들의 이름들일 뿐이지만, 이를 축소하여 눈에 안보이게 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이라크 점령으로 인한 사상자에 대한 묵살을 반대로 강조하게 되는 것이죠.
노트패드를 배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는데, 그 방법들 중 여기에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프로젝트의 전시에서는 관람자가 이 노트패드에 미국 정부 의원들에게 글을 쓸 수 있도록 했었습니다.
C: 노트패드를 배포 후에 미 상원 하원의원들에게 이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할 기회가 있었나요, 그랬다면 그들의 반응은 어땠죠?
M: 아니오, 미국 정부에서 반응을 들은 건 없어요. 하지만 최근 덴마크 정치인 Mogens Lykketoft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는 덴마크 전 장관이자 현재 덴마크 국회 연사로 활동 중입니다. 또한 그는 이라크 침략 당시 외무부 장관이었습니다. 우리가 나눈 대화는 아래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vimeo.com/78312023
C: 노트패드에 대한 관객의 전반적인 반응은 어땠나요?
M: 이 작품은 반응이 꽤 좋았죠. 최근에는 뉴욕 모던 아트 뮤지엄에서 영구소장품으로 영입되었습니다. 노트패드는 현재 노스케롤라이나 Davison 타운에서 전시되고 있어요. 전시는 Ai Weiwei, and Mel Chin을 포함한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하는 18인의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죠. Ai Weiwei의 “Names of the Student Earthquake Victims Found by the Citizens’ Investigation“ 이라는 작품 바로 옆에 제 작품이 설치되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C: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같은 것들이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M: 이 작품을 하고나서 “보통의” 공책을 사용할 때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어요. 내 생각에 노트패드에는 무언가 특별한 게 있는 듯해요. 노트패드의 줄에 새겨진 이름들을 당신이 보게 된다면 일상생활의 평범한 공책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될 겁니다.
C: 당신은 아트와 아티스트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죠?
M: 나는 한동안 초기 펑크 록의 팬이었죠. 그들의 음악과 문화에 대한 DIY (Do it yourself)적인 접근이 아티스트로서의 나의 젊은 시절에 많은 영감이 되었어요. Jello Biafra는 “미디어를 싫어하지 말고 미디어가 되어라”라고 했죠. 나는 미디어와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작품을 하고 싶은데 왜냐하면 내가 그것들과 친숙하고 또한 이들이 가진 힘을 좋아하기 때문인 반면, 한편으로는 내가 미디어와 테크놀로지를 싫어하고 이들이 가진 힘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에요. 나는 Mark Pauline 과의 RE-Search (연구이면서 재조사라는 중의적 의미) 인터뷰를 반복해 보곤 하죠. 이 인터뷰에서 그가 산업기술을 해킹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 아티스트의 그것과도 같다고 하죠 – 그 기술들은 단지 유용성을 위해서만 사용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작가약력
맷 캐년은 아티스트이자 교육자로, 글로벌 기업체, 매스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군·산업체의 영향, 또한 삶과 인공적 삶 사이의 한계적 영역에 관한 명상에 관한 비판적 주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SWAMP (Studies of Work Atmosphere and Mass Production)는 1999년 아티스트 Douglas Easterly 와 맷 캐년에 의해서 설립되었고 1999년부터 2012년까지 함께 작업을 하였다. 캐년은 현재 SWAMP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미시건 대학의 스탬프 아트 디자인 스쿨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캐년은 1999년부터 이러한 맥락으로 커스텀 소프트웨어, 전기, 기계 장치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해 작업해왔으며, 종종 살아있는 생물체를 이용해 작업하기도 한다.
캐년의 작품은 FILE Prix Lux Art prize를 수상하였으며 VIDA 7.0 Art and artificial life completion에서 1등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작품은 뉴욕 모던아트 뮤지엄, 뉴욕의 Exit Art, Dublin Ireland의 과학 갤러리, 독일 올덴버그의 The Edith Russ Site for Media, 영국 리버풀의 The Foundation of Art and Creative Technology, 캘리포니아 센디에고의 시그래프 아트 갤러리에서 전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