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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in Kim Solo Exhibition

    October 7 – 11, 2020
    2020년 10월 7일 – 11일
    M Gallery, CICA Museum

    Dwarfs live in the village called Hang-book in Nak-Won District. The unprivileged but amicable lives of a family completely collapse upon arrival of eviction letter and neighborhood redevelopment. The family cannot afford the rental of a new apartment that incurs stupendous costs. Income earned from a factory is merely enough for minimal living expenses. Ironically, the dwarfs presume the space far away from the Earth as a breakthrough in their arduous reality.

    The novel <A Little Ball Launched by a Dwarf> involves an unreasonable paradox that prevailed in Korean society in 1970, along with an emerging modernization movement. The novel resonates with an uncanny déjà vu, not because it conveys the modern societal phenomenon from the analogous narrative. The family envisions the appreciation of the Sun, planet, star, and shooting star on the moon. They writes a letter to the Johnson Space Center in Houston and waits for Mr. Ross’s reply. Their action conveys transcendence and a desperate escape from reality. The reason behind ‘transcendence’ rather than an ‘escape’ is the paradox on the bleak desolation in unrealistic hope. Nonetheless, “In a single day, they made several round trips to the moon.”1)

    The Space Center proceeds the rescue plan. Two 30 cm-sized ‘Golden Record’ were mounted on the twin Voyager 1 and Voyager 2 probes. Although the scientists were seized with fear of humanity’s fall in the near future, they launched a little ball to the deep space to transmit much more information about Earth’s life and culture for the extraterrestrials to discover. The aspirations of mankind towards future travel through the infinite space-time in the universe. The postponement of time for humanity is envisaged with a subtle hope in a weak messianic power.2)

    A romantic attempt of humankind toward the End imbues with hope, resolution, and sensibility in transcendence. Humanity’s determination is sublime and poetic, although its content and formation manifest eccentric and perversive transformation. For example, the record cover was inscribed with extraterrestrial instructions based on the binary system and diagram for its analysis alongside the description of enthralling day and night of the Earth. However, the explanation of history’s foundation is omitted, such as the war, poverty, disease, ideology, and religion. They anticipate a leap forward redemption based on rationality, but, in fact, there is no space for the Messiah.

    In the upcoming 2025, the operation of Voyager and its communication are expected to cease as the supply of electric power is no longer available. Where does humanity’s future hereafter rely upon? We recognize the ‘present’ once the apocalyptic events shake our reality.

    Since last April, major libraries worldwide took radical action to relocate the apocalyptic fiction to the current fiction section. We are witnessing the new times of the norm. However, Christophe Bonneuil and Jean-Baptiste Fressoz’s The Shock of the Anthropocene asserts that the humans have been entwined with the destructive changes of the Earth for centuries for which an attitude in an abrupt discovery of the fact is a dangerous notion. The interpretation of apocalyptic portent based on the image of the ruins of the future driven by the Anthropocene requires a prudent approach. According to the dwarfs, what happens on the Earth is truly horrendous. We preposterously waste time, break the promise and pledge, and therefore, our prayer is not accepted.

    A continuous perish of the world is irrelevant to the everyday life of individuals. The awareness of the catastrophe is buried in oblivion by those who live through life’s ordeal. The understanding of imminent prophecy and warning is too far and profound to reach. Nonetheless, the confrontation is a consequential reason for the disregard of prophecy and warning of which its interpretation is ultimately grasped. So, the encounter of an abrupt accident without a portent like a bolt out of the blue; we expose ourselves to guilty conscience when at a loss for words. We are condemned by the voices of amorphous censure for our foreknowledge of consequence and the signs that
    foreshadowed a grim future. 3)

    What has to be redeemed to understand the potential postponement dwell in the prophecy and warning to the individuals who are incapable of reversing an annihilation proposal. The works included in this exhibition manifest a perspective developed in exploring the response of humanity and a solution to the aforementioned question. The possibility of reversion attested to the lost individuals aligns with the vision of new opportunities in artistic practice.

    1) Cho.S.H, A little ball launched by a dwarf  (Isanggwa him 1978), 102.
    2) Benjamin. W. On the Concept of History (Gil 2008), II. 322.
    3) Benjamin. W. One Way Street and Other Writings (Gil 2007), 154.

    낙원구 행복동에는 난쟁이들이 산다. 어렵지만 단란했던 그들의 삶은 어느 날 날아든 철거 계고장으로 인해 송두리째 흔들린다.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엄청난 비용을 내야 하지만 그들에게는 감당할 능력이 없다. 공장에서 받는 급여는 내일을 살기 위한 생존비에 불과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난쟁이들이 현실의 돌파구로 상정한 것은 그들이 딛고 있는 땅이 아닌 먼 우주다.

    70년대 근대화와 더불어 한국 사회의 불합리한 모순을 다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이 소설이 사회저변에 존재하는 오늘날의 무엇과 닮아서가 아니다. 그들은 달로 가서 태양과 행성 별과 유성을 보는 것을 꿈꾼다. 그래서 미국에 있는 우주 센터에 편지를 보내고 관리인 로스씨의 답장을 기다린다. 그들에게 이러한 행위는 현실로부터의 비상이고 초월이다. 이것이 도피 가 아닌 초월 인 이유는 현실밖에 위치한 그들의 꿈이 아무것도 담보하지 못한다는 역설에서 드러난다. 그럼에도 “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달을 왕복했다.”4)

    우주센터에서는 그들을 구원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 보이저 탐사선에는 각각 30cm 크기의 금제 음반이 실렸다. 과학자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와 인간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기 위해 머나먼 우주로 작은 공을 쏘아 올렸다. 미래를 위한 인류의 염원은 우주라는 무한한 시공간 속에서 표류한다. 인류의 시간을 유예 시키고자 희미한 메시아적 힘5)에 기대어 현실로 부터의 비상을 꿈꾼다.

    종언을 향해 벌이는 인간의 낭만적 시도에는 소망 결의 그리고 초월에 대한 감수성이 담겨있다 인류를 위한 어떤 결의는 숭고하게 느껴지며 때로는 시적으로 읽히지만 내용이나 형식은 대체로 기이하고 도착적이다. 이를테면 이진법 체계와 도식을 바탕으로 외계 지적 생명체가 음반을 분석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과 지구의 아름다운 낮과 밤은 소개하지만 인류 역사의 주축을 이룬 전쟁과 가난, 질병 이데올로기와 종교에 대한 설명은 빠져있다는 점이 그렇다. 이들은 합리에 기대어 구원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그곳에 메시아가 끼어들 틈은 없다.

    다가오는 2025년 보이저와의 통신은 완전히 끊기게 된다. 그 후 우리의 미래는 어디에 기댈 수 있을까. 우리가 ‘지금 여기’ 를 인지 할 때는 재난이나 참사의 충격이 현실을 휩쓸고 간 이후다.

    지난 4월 이후, 세계의 대형 서점들이 종말론적 픽션을 시사섹션으로 옮기는 일은 더 이상 유머가 아니다. 우리는 새로운 보통의 시대를 목도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세의 충격The Shock of the Anthropocene>의 크리스토프
    보뉴일Christophe Bonneuil과 장-밥티스트 프레수즈Jean-Baptiste Fressoz가 말한 것처럼 인류가 지구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갑자기 발견한 것처럼 여기는 것은 위험할 지도 모른다. 종말론적 징후를 인류세가 주도하는 미래의 폐허 이미지 속에서 해석하는 것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난쟁이들의 말에 의하면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너무나 끔찍하다. 시간을 터무니없이 낭비하고, 약속과 맹세는 깨어지고, 기도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러한 세계의 점진적인 사망은 개인의 일상과 충돌하지 않는다. 곤고한 현실을 살아가는 개인에게 세계의 점진적인 사망을 인식하는 일은 누구의 일도 아닌 채 남겨져 있다. 돌입해오는 예언과 경고를 읽는 일은 너무나 깊고 아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일을 마주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예언과 경고를 놓쳤을 때, 그때야 비로소 그것을 해석 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갑자기 사고가 난다거나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듯 예기치 못한 일들이 전조도 없이 일어났을 때, 말문이 막힌 그 순간에 어떤 죄의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형체를 알 수 없는 비난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사실은 네가 이미 알고 있었던 게 아니었냐고. 그 일이 일어나기 전 네 주변의 무언가가 너에게 알리고 있지 않았었냐고.6)

    사라짐의 선고를 돌이킬 수 없는 개인이 예언과 경고가 가진 유예의 가능성을 인식하기 위해서 회복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들은 종언을 향한 인간의 반응과 앞서 질문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단상을 그려냈다. 종언 속에서 방향 감각을 상실한 개인에게 복귀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은 작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과 같다.

    4) 조세희.「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재인용. 102p
    5) 발터 벤야민.『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외 재인용. II. 322p
    6) 발터 벤야민.『일반통행로/사유이미지』재인용. 154p.

    ‘Gain Kim 김가인 “평탄을 잃은 땅이 절경을 낳는 것 같이”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