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08 – 12, 2020
2020년 1월 08– 12일
M Gallery, CICA Museum
낯익은 밤
아무도 나를 괴롭히지 않는데 어느새 상처가 나있는 자신을 보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쉬운 문제지만 나는 결코 그것을 풀지 못한다. 그들은 나의 손을 매우 쉽게 놓아버리고 나는 그들이 흘리고 간 머리카락 한 올을 쥐고 끝끝내 놓아주지 않는다. 이 아이러니한 현상은 모두 나 때문이다. 나는 모든 게 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모든 짐을 짊어지는 착하고 바람직한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냥 나약한 사람이다. 딱히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오지는 않은 것 같은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뱉지 못한 감정과 말만이 내 곁을 맴돌 뿐이다.
아주 조용하고 어두운 밤이 되면 그러한 찌꺼기들은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밤의 시간은 항상 그대로이다. 밤의 얼굴은 항상 낯이 익다. 나는 낯익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시작한다. 낮의 시간에는 드러내지 못했던 것들이 터져 나온다. 작품에는 그렇게 터지고 남은 잔여물이 남는다. 타인에 세상에 나에 의해 억압되어 있었던 덩어리들이 꿈틀거린다. 이들은 모두 다른 이야기를 품고 조용히 말을 한다. 나를 알아달라고. 나를 봐달라고. 그렇게 나는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스스로 위로한다.
It is pretty irony that nobody hurts me but I already hurt. I cannot solve the problem ever that really easy to other people. They let go my hold very easily and I never let them go even holding their strand of hair. I know that this irony phenomenon happens because of me. Everything is my fault. That does not mean that I am such a great person but just weak. I do not think that I have been living with suppressing my feelings but when I sometimes think over, suppressed feelings and words are just around me.
When the silent and dark night comes, feelings turn out all of sudden. The time of night is always same. The face of night is always familiar. I face to this familiar face and start talking. The things never expressed at the time of day burst. The residue is left in my works. There are some masses which are suppressed by people, the world and me. These are talking quietly with every different story. I need you to know me. I need you to see me. I make sure of my existence and console myself like this.
김문빈 KIM MOON BIN
김문빈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였다. 2017부터 약 4개의 단체전에 참여하였고 2019년에 갤러리 도스 신관에서 첫 개인전인 ‘그런 밤’展을 개최하였다. 2020년에는 CICA 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과 사이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릴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Moon Bin Kim is an oriental painter in Seoul and graduated from Hongik University. She have participated in four group exhibitions since 2017. She had the first solo exhibition with Gallery DOS at 2019 and she is also planning to have two solo exhibitions from Cica art museum and Cyart Space at 2020.
Moon Bin Kim, “미처 정리되지 못한 것 ”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