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개인전
M Gallery, CICA Museum
April 5 – 9, 2023
2023.04.05 – 04.09
우연적 필연/ Coincidental Inevitability
나의 작업은 나의 무의식을 관조하여 억압된 감정에서 느끼는 섬세한 떨림을 형상화 하는 것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접점에서 우연과 필연의 짜임 속에 이미지가 생성된다. 의식과 무의식, 미와 추, 우연과 필연, 구상과 추상, 등 상반되는 것들이 서로 영향을 주며 생성되고 소멸하는 생명 작용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정교한 우드인그레이빙 판화 기법과 우연한 먹의 번짐을 활용하여 현대인의 무의식적인 내면을 환상적으로 표현했다.
My work is to contemplate my unconsciousness and express the emotions that were once suppressed. mages emerge through the weaving of chance and inevitability at the intersection of consciousness and the unconscious and express the life processes of creation and extinction of opposite things mutually influencing each other, such as consciousness and the unconscious, beauty and ugliness, coincidence and inevitable, figurative and abstract by mutually influencing each other. For this, elaborate wood engraving techniques and the accidental ink spread effect were employed to fantastically express the unconscious inner world of contemporary people.
개인전 서문(부분)
이경희의 작품은 틀에 박힌 재현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과 감각이 만들어낸 “원본 없는 시뮬라크르”이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고 구상과 추상의 구분을 무너뜨리며 탄생한 이러한 작품들은 쉽게 해석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보는 이의 시선을 오래 붙잡아 두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러한 작품에서 우리는 우연과 필연이라는 편협한 이분법적 분류가 해체되고, ‘우연적 필연’이 자아내는 신비하고 매혹적인 인연의 세계에 몰입하게 된다.
최광진(미술평론가)
Kyunghee Lee’s work is not a conventional representation, but a “simulacra that has no original,” created by the artist’s imagination and sensibility. Transcending the boundaries between reality and fantasy, and the division between the figurative and abstract, these works do not allow any simple interpretation and arrest the viewer’s gaze for a long period of time. The dichotomy of coincidence and inevitability become deconstructed in these works, inviting the viewers into the mysterious and fascinating world of destined connection evoked by “coincidental inevitability.”
-KwangJin Choi (Art Critic)-
정통기법으로 우드인그레이빙 판화를 작업해 온 나는 2010년 경부터 나의 일상과 무의식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우드인그레이빙 판화와 다른 조형기법의 접화를 시도하면서 나의 정체성을 찾아 나아갔다. 그러면서 점차 의식의 해방과 조형 기법이 자유로워지고 나의 정서와 감정, 무의식과 의식, 구상과 추상이 공존하는 그림으로 변했다. 현재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억압된 무의식이 해소되면서 정신적, 심리적으로 가벼워짐을 체감한다.
나의 작업 방식은 먹 번짐을 통해서 우연스러운 혼돈의 상태를 만들고 그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작업 과정이다. 혼돈의 상태인 먹 번짐을 관조하다 보면 자연스레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 이미지를 형태로 잡고 그 위에 우드 인그레이빙 컷을 이용해서 혼돈의 바다에 질서를 세워 나간다. 먹물을 찍어낸 장지, 우드 인그레이빙 판화 등 조형 소재를 많이 만들어 놓고 그것들을 컷팅해서 해체한 후에 다시 연결하여 우연을 필연의 상태로 꼴라주한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신화의 세계가 창조된다.
My work involves the process of creating a state of accidental chaos through the spreading of Chinese ink and finding order in it. When I contemplate the spread of ink, which is in a state of chaos, an image comes to mind spontaneously. I give shape to the image, and use wood engraving cuts on it to establish order in the chaotic sea. I make a lot of materials, such as jangji (traditional Korean paper) dipped in ink and wood engravings, and cut and disassemble them into a state of coincidence, and then I reassemble and collage them into a state of inevitability. In this way, I create a new world of myth that does not exist anyw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