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C.A.N. 사람들: 빛으로 하는 조각 – 스테인드글라스 아티스트 손승희

    Dec 23, 2014

    오늘은 아티스트 손승희씨의 스튜디오에서 손승희씨의 작품과 스테인드글라스라는 분야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C.A.N. (C): 손승희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손승희 (S) : 반갑습니다.

    C : 스테인드글라스라고 하면 대부분 성당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를 떠올릴 텐데요. 스테인드글라스라는 분야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S : 말씀하신 대로 스테인드글라스는 초기 교회미술에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중세시대 때 글을 못 읽는 문맹자들을 위해서 그림으로 읽혀지는 성경책 같은 역할을 했어요. 다양한 색 유리를 잘라서 납선으로 봉합을 하고, 봉합된 창 패널을 성당 유리창에 설치를 했죠. 이렇게 예수님의 탄생으로부터 죽음, 부활에 이르기까지 등의 성경테마를 유리창에 묘사한 것이 바로 스테인드글라스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많은 작가들에 의해서 종교적인 색채를 배제한 일반적인 작품으로도 승화가 되었고 지금은 종교미술을 넘어 회화적인 개념 혹은 입체적인 개념을 아우른 Architectural Art Glass로 발전이 되었어요. 아직 국내에서는 스테인드글라스라고 하면 종교미술로 국한되어 있는데 서양에서는 건축물의 조형적인 요소로서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C : 원래는 조소를 전공하셨다고 들었는데요. 현재 주로 사용하시는 미디엄이 스테인드글라스이신데 미술의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스테인드글라스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S :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스테인드글라스는 작가의 작품이 작업에 대한 결과물로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조각조각 만든 형태와 색을 넘어 초월적인 존재, 즉, 빛에 의해서 작업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한다는 점이 큰 매력이지요. 인공적인 조명도 될 수도 있겠지만 자연의 빛이 제 작업을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이 굉장히 신비스럽고 다른 미디엄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클래식한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중세시대부터 지금까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로서 많이 사용되어왔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C : 스테인드글라스 아트 시장이 국내외에서는 현재 어떻게 형성되어있나요?

    S : 국내에는 아직 많은 작가들이 있지는 않고요. 작가 층도 외국처럼 다양하지 않습니다. 소개되어지는 공간들도 일반시설보다는 종교시설 위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많이 아쉽기는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지하철 역사라든지 아니면 미술관이라든지 그런 곳에서 여러 번의 시도는 있었어요. 지금도 시도는 있지만 금액적인 부분, 제작 과정, 기간이라든지 등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다른 작업에 비해서는 선뜻 다가가기 어렵다고 생각 하시는데… 저희 같은 사람들이 더 열심히 해야겠죠?

    C : 재료 같은 경우는 어느 나라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나요?

    S :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요. 전통적인 방법으로 깊은 노하우를 가지고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주로 프랑스나 독일에서 생산이 되고 있습니다. 메이저급으로 양질의 색유리를 만드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미국도 색유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유럽과는 방식이 다르거든요. 유럽은 장인들이 입으로 불어서 Hand Blown Glass를 만들고 미국 같은 경우는 기계적으로 대량생산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에 미국은 기계나 시스템이 좋기 때문에 유리표면에 텍스처를 많이 주는 방식으로 색상은 다양하지 않으나 텍스쳐가 다양하고요. 반면 유럽은 전통적인 그들만의 노하우로 수천가지 색상의 아름다운 색유리를 만들어 내죠.

    C : 페인터에게 물감과도 같은 것이겠군요.

    S : 그렇죠. 어릴 때 가지고 있던 크레파스 같이 다양한 색상을 생산하고 있어 작가들이 많이 선호하죠. 고가이다 보니 쉽게 사용하기는 힘들지만 늘 탐내하는 재료이기도 해요.

    C : 현대미술 혹은 일상생활에서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나요?

    S : 스테인드글라스 아트가 종교미술로 출발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여전히 종교미술로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현대에 와서 색유리 뿐만이 아니라 유리 자체에 대한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일반 건축용 유리에 안료를 이용해 페인팅을 한다든지, 모래를 분사한다든지, 혹은 유리를 녹이거나 붙이거나 접합하거나 하는 식의 다양한 테크닉들이 개발되었어요. 따라서 현대에서는 미술의 한 재료로서 좀 더 넓은 범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죠.

    C : 인테리어의 일부로서도 사용될 수 있겠군요.

    S : 인테리어의 일부도 될 수도 있고 건축용 판유리를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설치 할 수도 있는 거고요. 유리를 재료로 쓰고 싶은 아티스트나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 분들은 고정적인 관념에서 탈피하셔서 얼마든지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죠.

    C : 스테인드글라스를 하면서 느끼셨던 힘들었던 부분이나 한계가 있었나요?

    S : 초기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유리를 납땜을 해서 창을 만들었기 때문에 인물의 묘사와 같은 세밀한 부분의 표현에 한계가 있었어요. 면을 크게 못 나누는 등 기술적 한계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납선을 쓰지 않고도 유리조각을 접합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는데요. 그 중에 가장 큰 기술의 혁신이라고 하면 색유리의 투명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리조각을 접합할 수 있는 접착제의 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라든지 전자칩에 쓰이는 실리콘 계열 접착제로 고가의 가격으로 인해 현재는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앞으로 좀 더 값싸고 질 좋은 접착제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C :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아티스트로서의 꿈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S : 많은 분들이 저의 작업을 많이 좋아해 주시고, 공유하고, 그분들에게 작품으로 좋은 에너지를 드리는 것이 추상적이긴 하지만 제 큰 바램이고요. 스테인드글라스라는 분야를 대중에게 좀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가까운 시간 내의 저의 계획입니다.

    C : 감사합니다.

    손승희, 부산 가톨릭 대학교  신학대학  천지창조의 말씀, antique glass, 2008
    손승희, 부산 가톨릭 대학교 신학대학 천지창조의 말씀, antique glass 2008
    손승희, 익산  이리 신광교회, slab glass,  2008
    손승희, 익산 이리 신광교회, slab glass, 2008
    손승희, 성복동 성당 신앙의 씨앗, antique glass, slab glass, 2010
    손승희, 성복동 성당 신앙의 씨앗, antique glass, slab glass, 2010